2024-09-13

책리뷰 - 오늘의 화학 (조지 자이던)

많이 가공된 음식이 정말 몸에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나쁜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와 관련된 과학에 대한 책이다. 

저자의 결론은 신문에서 떠드는 각종 "과학"(이라고 부르는) 기사(사실은 거의 광고)들을 너무 믿지 말라는 것. 대신 FDA나 CDC에서 나쁘다 또는 위험하다고 하면 그건 확실히 알려야할 만큼이나 과학적으로 나쁘다는게 거의 증명된 것이므로 주의해서 들어야한다! 말로만 과학적인 척 하는 수많은 연구 결과(실과제로는, 광고/그냥 흥밋거리 기사)에 흔들리지 말라는 것.  

건강 관련 뉴스는 항상 돈이 되어왔던 것 같다. 예를 들어, 1876년 책인 "톰 소여의 모험"에도 건강 뉴스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작가인 마크 트웨인이 어렸을 적의 이야기라고 하니까, 1800년대 초반의 얘기임에도, 주인공 톰을 길러주는 폴리 이모님이 그 시절 신제품이었던 "진통제"니 "목욕 요법"이니 하는 유행을 열심히 따라가고 이런 것을 알려주는 건강 관련 잡지까지 구독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물론 허구의 소설이긴 하지만, 이렇게 건강 관련 뉴스에 열광하는 독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했고 그래서 그런 기사도 계속 나오는 듯. 이렇게 유구한 역사의 가짜 과학(적인듯이 보이는) 광고들 때문에 정말 진지하게 과학하는 사람들만 오명을 얻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과학한다"는 사람들이 다 옳은 것도 아니긴 하지만... 과학적 방법을 적용할 때에 현실적인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고 해도, 최소한 "틀림을 증명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얘기한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는 그나마 가장 사실에 가까운 정보를 얻기 위한 가장 유용한 방법이 과학이긴 하다. 

이 "오늘의 화학" 책에서는, 여러 과학적 방법을 해석할 때의 문제점이나 일반적인 과학자들이 publish하려고 할 때 쓰는 "속임수"들 (예를 들어 p-hacking)에 대해서 비교적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책의 결론은, 그렇다고 건강한 생활 습관(예를 들어, 너무 많은 붉은 고기, 당, 포화지방을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얘기. 좀 복잡하게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게, 작가가 정말 "과학하는" (결론 내기 어려운 증거에 대해서는 왠만하면 결론 내려고 안하는) 사람이라서 그런듯 :) 

이러니까 과학이 어려운 거 아닐까. 증거가 엄청 쌓이기 전에는 과학자들은 쉽게 결론을 내주지 않으니까.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들이야 정말 증거가 너무 너무 많아서 이건 거의 참이다 이런 내용들만 나오는 거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들은 정말 아무나 붙잡아서 대충 실험하라고 해도 진짜 신기하게도 찰떡같이 p-value가 낮게 나오긴한다) 간단히 말하면, 교과서에 안 실린 내용들은 아직 현재 연구 중인 주제들이고 아직 모르니까 계속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알아서 걸러 들어야한다. 

가공 음식이라던가, 자외선 차단제 등의 '화학 제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여기저기 언론에서 떠드는 내용에 대해서, 그런 기사의 근거가 되는 과학적 방법을 이해하면서 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