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는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촉매역할을 하는 단백질입니다. 효소가 있으면 소화가 잘되긴 할거예요. 예를 들어, 효소성분소화제도 약국에서 팔고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요즘 건강에 좋은 무슨무슨 효소만들기라는 글들이 정말 많은데요.
만드는 방법은: 과일이나 야채+설탕 엄청나게 많이---> 그 다음 발효
이렇더라구요.
근데, 도대체! 왜! 이렇게 발효하면 무슨 효소가 생긴다는 거죠? 이걸 도대체 왜 효소라고 부르고 뭐가 건강에 좋다는건지...
제가 생각하기엔 "효소만들기"의 결과물은 다음의 네 가지 인데요.
(1) 술: 효모발효가 충분히 일어나서 효모가 설탕을 다 먹고 알콜을 내놓아서 과일/야채술이 된다.
(2) 단물: 효모발효가 아직 덜 진행되어서 과일/야채향과 술맛이 좀 나는 설탕물이 된다.
(3) 식초: 효모발효가 너무 진행되어서 과일/야채식초가 된다.
(4) 시럽: 설탕이 너무 많아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 효모마저 다 죽고 오래오래 저장가능한 과일/야채시럽이 된다.
하여간 들어가는 설탕의 양만 봐도 좀 무시무시한데요. 최근에 줏어들은 바로는 설탕에 들어있는 프룩토오즈(과당)를 너무 많이 먹으면 술 분해하듯이 간에서 분해해야해서 지방간 된다는 얘기도 있던데...술로 먹으나 설탕으로 먹으나 안 좋은건 비슷할거 같고.
좀 묽게 담궈서 오래오래 기다렸다가 식초로 먹으면 그나마 좋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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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설마해서 위키백과에 "과일효소"에 관련된 내용이 있나 찾아보니, 효소단식이라는 황당한 페이지가 있네요. 옛날에 설탕이 귀하던 시절에는 몸이 피곤할때 특별히 설탕물 한잔씩 타먹었다던데... "효소"먹으면서 단식하면, 설탕시럽 먹어가면서 단식하는거니까 배는 안고프겠지만 양치질은 잘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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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참고로...이게 발효하면서 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저장용기 마개를 꼭 막아놓으면 터질 수 있다고 합니다. 유리병에 넣었다가 병 채로 터지는 경우, 플라스틱 병에 넣었다가 뚜껑을 열때 뚜껑이 터지면서 너무 빠른 속도로 날라가서 눈에 맞을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과일효소" 만드신다고 해도, 절대로 유리병에 넣고 꽉 잠궈두지는 마세요!